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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만척 이상 신규 수요 - 조선업 세계 1위 국내업체들, 레저선박 점유율 1%도 안돼… 요트 수출로 사업 다각화
대불산단 등 요트사업 준비 한창 - 최고 수준의 용접기술 활용, 제작 공정 줄일 수 있어… 기존 설비 활용해 고수익 기대

지난 26일 오후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있는 JY요트 제작 공장. 4000㎡(1300평) 규모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반쯤 만들어진 길이 19m(63피트)짜리 흰색 요트가 눈에 들어왔다. 직원 4~5명이 3~4m 높이의 요트 위에서 선체와 갑판을 연결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JY요트는 선박 블록을 만드는 경인엔지니어링이 2009년 요트 사업을 위해 만든 회사. 지난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한 결과 작년 말 캐나다에 5억원짜리 요트 10척을 처음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김인철 이사는 "올해는 요트로만 매출 200억원을 올릴 계획"이라며 "요트가 회사를 먹여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중소 조선 업체들이 요트 건조업이나 관련 산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선진국형 조선업인 레저 선박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요트는 돛을 설치해 바람을 타고 움직이고 보트는 동력을 사용하지만, 요즘엔 돛과 동력을 모두 사용하는 '크루즈 요트'가 주류다.

세계 레저 선박 시장은 올해 433억달러(약 49조원)에서 2014년에는 480억달러(약 5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매년 100만척 이상의 신규 수요도 생기고 있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세계 수출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조선업 세계 1위인 국내 업체들은 레저 선박 시장점유율이 1%도 안 된다.

요트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 금융 위기 여파로 유럽 등의 대형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준 탓이다. 여기에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까지 시장에 진입, 중소 조선 업체들로서는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 상황.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요트 제작공장에서 직원들이 레저용 요트를 만들고 있다. /영암=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국내 중소기업들은 다행히 수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용접 기술 덕분에 외국 업체보다 제작 공정을 단축할 수 있고, 기존 공장 설비도 활용 가능하다. 업계는 대당 평균 7~10%의 고수익률을 기대한다.

대불산업단지공단이 최근 '해양 레저 미니 클러스터'를 만들자 27개 중소기업이 참여 중이다. 2008년 발족 당시 회원사가 12개에 불과했지만 3년 만에 배 이상 늘었다. 푸른중공업은 2009년 국내 처음으로 62피트(19m)짜리 요트를 130만달러에 호주로 수출했다. 김봉철 대표는 "작년 요트 수출로 8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며 "주변에서 '요트 사업 하면 망한다'고 말렸지만 결국 미래 먹거리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2008년 요트 사업에 뛰어든 신우산업도 최근 태국에 4억원대 알루미늄 요트를 수출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이다. 선박 엔진룸에 들어가는 배관 제조가 주업이었지만, 이젠 요트 건조 업체로 탈바꿈한 것. 선박, 플랜트에 들어가는 철제 구조물을 만드는 ㈜내일도 최근 6m짜리 알루미늄 요트 1대를 완성했다.

대불산단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일대에서도 조선·기계 관련 중소기업 40여곳 이상이 요트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임장곤 중소조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양 레저 선박 관련 세미나와 교육과정에 사람이 몰리는 등 2~3년 전부터 지역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금력과 국내 수요가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선박 부품 업체인 영진산업 안용남 사장은 "기술을 배울 만한 기관이나 관련 서적이 거의 없어 설계나 용접을 익혀 생산을 앞두기까지 2년 넘게 걸렸다"며 "정부의 각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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